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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정의
C는 A로부터 B에 대한 얘기를 듣는다. 부정적인 뉘앙스로 가득차 있다. C는 별 생각 없이 A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A의 B에 대한 시선은 고스란히 C의 것이 된다. 비판적 사고의 결여가 낳는 폐해다.
살면서 수차례 이런 폐해로 꽤 많은 사람을 잃었다. 미꾸라지 같은 인간의 뱀 같이 교활한 혀로 인해 나는 소중한 관계에 위협을 받아야 했다.
안타까운 사실은 A가 주위에 산재해있다는 것.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주위에 C가 A보다 더 많다는 것. 아주 빈번하게 A는 영향력 있는 사람일 경우가 많다는 것 (목사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것). 늘 배제되고 소외되는 건 B라는 것.
A의 교활함과 C의 무비판적 수용을 피해가고 싶지만 피할 수 없다는 게 우리네 현실이다. 나는 앞으로도 A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될 것이고, C 앞에서 내가 아닌 내 모습으로 서야 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한 가지가 있다. A도 C도 되지 않기로 다짐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나는 잘 모르는 사람에 대해 함부로 내가 받은 주관적인 단면을 일반화시켜 타자에게 말하지 않을 수 있고, 잘 모르는 사람에 대해 누군가가 내게 말해줄 때 그 사람의 주관적인 생각이려니 하며 그대로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이 내가 행할 수 있는 작은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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