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in monologue

인간스러움과 인간다움

가난한선비/과학자 2024. 4. 1. 14:18

인간스러움과 인간다움

다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열 명이 넘는 사람의 경우를 보면, 창조과학을 지지하는 사람과 현 정권을 여전히 지지하는 사람들이 같은 과로 구분이 된다. 놀라운 사실이다. 그들의 공통점이 무엇일지 생각해 봤다.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인데, 그것은 바로 ‘반지성’이라 할 수 있을 그 무엇이었다.

이들은 굉장히 닮았다. 과학, 신학, 철학, 정치, 이렇게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이들에겐 같은 패턴이 보인다. 즉 영역과 상관없는 문제인 셈이다. 그것은 아마도 ‘인간‘이라는 이유일 것이다.

내가 관찰한 이들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듣지 않는다. 상대방의 말을 듣는 척하면서 머릿속으로는 자기가 다음에 할 말을 생각하고 있다. 신념이 강하다. 공부하지 않는다. 몰라도 된다고 믿는다. 자기가 옳다고 믿는다. 자기와 다르면 틀린 것이다. 나름대로의 착한 마음으로 자기와 다른 사람들을 교화시키려고 애쓴다. 다른 사람들에게 지적받으면 발끈하며 그 사람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하려고 애쓴다. 실제론 두려워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 두려움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소통이 힘들다. 종종 무지몽매한 사람처럼 보인다. 사리사욕에 눈먼 사람처럼 보인다. 즉흥적이고 가볍다. 책임질 줄 모른다. 사람들을 증거와 실체 없이 현혹시키는 데 능하다. 협박을 잘한다. 라인 혹은 파의 형성과 그것들의 위계가 강하다. 근시안적이다. 권력욕이 강하다. 정의와 불의의 기준이 자기중심적이다. 약자에 대한 폭력, 갑질이 일상화되어 있다. 기득권 세력에 길들여져 있다. 자기 객관화가 결여되어 있다. 고집, 아집이 미치도록 강하다. 진리를 쫓지 않고 진리가 되려 한다. 상대방을 비방, 비난, 모욕하는 일에 목숨을 건다. 선량한 피해자 코스프레를 잘한다. 등등등.

나는 ‘도스토옙스키와 저녁식사를’ 독서모임에서 지난달에 함께 읽고 나눈 작품 ‘죽음의 집의 기록’에서 한 가지 통찰을 할 수 있었는데, 인간의 두 모습을 분별하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인간스러움‘과 ’인간다움‘의 분별이다. 전자는 동물적인 본능에 입각한 쾌락주의, 약육강식, 승자독식 등의 원리를 추종하고 그것을 진리로 믿고 사는 모습을 반영한다면, 후자는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본성, 즉 도덕과 윤리와 정의로움과 공의로움, 선함과 아름다움을 알고 고결한 삶을 지향하며 사는 모습을 반영한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인간스럽지만 아무나 인간답게 살진 않는다. 인간다움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참 인간적인 인간이지 않을까 싶다. 이 통찰에 따르면 앞에 언급한 저들의 모습은 지극히 인간스럽다. 혐오감이 들 정도로 말이다.

반지성은 쉽게, 아주 쉽게 인간스러움을 향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공부, 겸손, 자기 객관화가 중요한 이유는 인간다운 인간이 되게 위해서라고도 할 수 있겠다. 훌륭한 사람, 위대한 사람이 되려고 할 필요 없다. 다만 인간다운 인간, 사람다운 사람이 되면 좋겠다. 적어도 지도자라면 당연히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일 것이다.

이 당연한 것을 통찰이랍시고 떠드는 이 글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 기독교와 정치계의 주류에 변화가 찾아오고 지속되어 새로운 세상이 열리길 간절히 소망한다.

'in monolog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정의  (0) 2024.04.16
내가 되고 싶은 사람  (0) 2024.04.14
냉소의 강 건너기  (0) 2024.03.24
배움과 용기  (0) 2024.03.24
작은 일의 무게  (0) 2024.03.2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