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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faith

함께

가난한선비/과학자 2016. 9. 22. 01:38

아버지만이 나를 죄와 악으로부터 구원해 줄 유일한 존재라는 사실을 믿는다 하더라도, 아버지가 늘 추구하고 관심 있어 하시는 부분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관심조차 없다면, 그 아들이 진정 아버지를 안다거나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단지 자신이 구원자라는 사실을 인정받는 것이 아버지가 아들에게 원하는 전부일까?


아니다. 나도 한 아들의 아버지라서 단호히 말할 수 있다. 절대 아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사랑한다 (여기엔 아들의 조건이 문제되지 않는다. 그저 사랑이라는 자체가 아버지와 아들 관계의 시작점일 뿐이다). 구원은 은혜로 말미암지만 그 은혜는 사랑에서 시작한다. 고로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한다는 사실은 구원을 넘어서는 더 큰 의미를 가진다. 혼자서는 사랑이 불가능하다. 사랑 받을 대상이 존재해야만 한다. 즉 사랑은 적어도 둘 사이의 인격적인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은 서로 다른 인격이 하나로 되어지는 것을 체험할 때 그 진정성을 느낄 수 있으며, 그 사랑은 그로 말미암아 그 깊이를 더해갈 수 있다.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은 서로를 알아가는 긍정적인 과정에서 파생되는 결과다. 그러므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선 하나가 되는 기쁨을 경험할 수가 없고 그 결과로 그 두 인격 사이의 사랑은 깊어질 수가 없다.


물론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래서 기꺼이 구원해 준 이유는) 아들로부터 어떤 댓가를 바랬기 때문이 아니다. 그저 아버지는 아들과 함께 하길 원하실 뿐이다 (임마누엘). 여기서 "함께 함"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사랑하여 아들을 구원해 준 아버지는, 그저 사랑을 베푼 자와 그 사랑을 받은 수혜자의 관계로만 아들과의 관계를 이어가고 싶어하시지 않는다. 계속 아들이 자신을 알아가며 배우며 함께 하길 원하신다 (나아가 아들이 독립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길 원하신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랑을 발전시켜 나가고 싶으신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며 서로를 더욱 신뢰할 수 있게 해준다. 그렇다. 아버지는 아들을 사랑해서 구원해 주었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그 아들과 함께 하길 원하신다. 구원받은 아들은 구원을 계기로 아버지를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비로소 아버지와 주고받는 사랑을 할 수 있는 관계로 진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함께 함"의 올바른 그림은 아버지가 그저 조력자로 옆에 서 계시는 그림이 아니라, 아들도 적극적으로 아버지와 상호 교류하는 그림일 것이다. 사랑은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쌍방향의 서로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며 아버지는 그런 관계를 아들과 갖기를 원하신다.


그러므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감사하는 구원받은 하나님 자녀들에게 당연히 따라 나와야 할 자세는 눈물 흘리며 감사하며 그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순종의 행위로 아버지와 함께 하는 것이어야 한다. 아버지가 아들의 순종을 원하시는 것은 함께 함의 진정한 의미를 함께 기뻐하며 누리고 싶어하시기 때문이지, 절대 아들에게 댓가를 지불하라고 일을 시키시는 게 아니다. 그러므로 아버지가 아들의 순종을 원하시는 것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주는 더 깊은 단계의 사랑으로의 초대장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저 구원받았다는 자체만으로 만족하며 여전히 그 사랑에 눈물만 흘리고 있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면 (매일 자신이 죄인이며 아무것도 못하는 버러지와 같다는 말만 반복하며 처량한 삶을 살고 있는 자들이 의외로 주위에 많다. 처량하게 보이는 건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며 절대 낮아졌다거나 겸손하게 보이지 않는다. 착각마라. 그저 불쌍하고 무기력하게 보일 뿐이다), 결론적으로 그 행위는 아버지의 더 깊은 사랑으로의 초대를 거부하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난 당신이 꼭 좀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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