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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cide.
메인 캠퍼스에서 실험을 마친 후 셔틀버스를 타고 연구소로 돌아왔을 무렵이었다. 근처 건물 주위에 경찰 차 두 대가 정차해 있었다. 건장한 남성 경찰 두 명이 나와 허리에 찬 총을 조심스럽게 꺼내들고 건물 주위로 다가가고 있었다. 뜨거운 캘리포니아의 태양 아래 흐르는 그 긴장된 적막 가운데 모두가 숨을 죽이고 있었다.
한 시간 쯤 지나고 점심을 먹으러 다시 밖으로 나갔을 때, 경찰 차는 여전히 요란한 불빛을 내며 정차해 있었고, 경찰 여러 명이 뭔가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는 노란색 테이프로 접근 금지를 알리고 있었다.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종료된 것만은 확실한 것 같았다.
밥을 먹고 돌아왔는데도 상황은 비슷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와 사람들에게 물었다. 혹시 무슨 일 때문에 저기 바깥에 경찰이 계속 있는지 아냐고.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은 돌아왔다. “Suicide…”
경찰이 어떻게 알고 왔을까. 여러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가 있을테지만, 아마도 총 소리가 들려서 주위 사람이 경찰에 신고를 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경찰은 범죄 현장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총을 들고 조심스럽게 현장으로 다가갔던 것이고, 알고 보니 살인 현장이 아닌 자살 현장이었던 것을 발견했던 것으로 해석하는게 가장 그럴듯하지 않을까.
경찰이 어떻게 왔는지에 무관하게 또 한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은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걸어서 3분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누군가가 죽었다는 사실을 접하니 기분이 묘했다. 죽음과 삶에 대해서, 그 사람이 마지막에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그 사람을 사랑하던 사람들과 미워하던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숙연해진다. 일상은 알고보면 삶과 죽음으로 얼룩져있다. 누군가는 삶의 마지막에 서있고, 누군가는 삶의 시작점에 서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의 명복을 빈다. 남은 가족에게도 위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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