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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faith

작은 시작

가난한선비/과학자 2019. 1. 10. 07:37


작은 시작.


‘낯선 타인’의 존재를 배우면서 우린 어른이 된다. 그러나 그 ‘낯선 타인’이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라는 사실을 깨닫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불행하게도 이를 못 깨달았다는 말은 곧 ‘낯선 타인’을 이웃이 아닌 경쟁상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그렇다. 인간은 아무것도 모르는 원점에서 ‘낯선 타인’을 경쟁상대냐 이웃이냐를 선택하는 게 아니다. 인간은 처음부터 ‘낯선 타인’을 경쟁상대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웃사랑을 행한다는 말은 단순히 착한 일을 한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혁명이다. 타인을 경쟁 상대로 보지 않고 함께 가야 할 동료로 인식할 수 있다면, 사랑할 이웃으로 볼 수 있다면, 그 세계관은 혁명가의 눈이다. 내가 믿는 기독교는 본래 혁명적인 세계관을 부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저 개인의 유익과 안위만을 바라며 자기만의 작디작은 평화만을 구걸하는 종교가 아닌 것이다. 복음의 공공성과 하나님나라, 오늘 내가 바라보고 마주하는 가까운 이웃을 향한 나의 눈에서 시작된다.


**사진은 헌팅턴 라이브러리에서 쌔벼옴.

View on the Stour near Dedham by John Constable, 1822.

The Huntington Library, Art Collections, and Botanical Gard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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