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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faith

진심: God-centered humanist

가난한선비/과학자 2019. 10. 21. 14:07

진심: God-centered humanist.

누군가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동하는 이유는 공감이 가기 때문이다. 우린 무엇 때문에 공감을 할까. 단순히 눈물 때문은 아닐 것이다. 세상엔 전혀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않는 눈물도 존재한다. 그러니 아마도 그것은 진정성, 직간접적 경험을 넘어서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사람의 진심이지 않을까. 나는 타인의 눈물 속에서 그 사람의 진심을 읽는다. 함께 슬프고, 함께 억울하고, 함께 안타까울 때는 그 사람의 진심이 느껴질 때다.

눈물만이 아니다. 때론 누군가의 한숨 속에서, 때론 누군가의 눈빛 가운데, 때론 누군가의 표정 속에서 나는 그 사람을 읽는다. 그 사람의 진심을 읽는다. 설계되지 않은 무언의 몸짓 속에서 우리는 서로 인간임을 느끼고 공감하는 것이다. 어쩌면 말과 글은 이러한 진심을 전달하는 데 이용되는 효과적인 수단 정도밖에 안 될지도 모른다.

정의와 공의는 이성만이 아닌 보편적인 인간의 감수성을 터치한다. 우리가 흔히 양심이라고도 부르는 그것. 학습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그것. 하나님이 인간으로 오셨다는 성육신은 단순히 예수가 인간이라는 의미만이 아니다. 여기서 인간이란 단어 앞엔 형용사가 하나 필요하다. 보편적인, 혹은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인간. 바로 하나님은 그런 인간으로 오신 것이다. 그분이 곧 예수다.

예수가 왕이나 제사장이나 서기관이 아닌 일개 목수라는 직업을 가졌다는 것 역시 단지 부자나 권력자가 아닌 가난한 서민으로 오셨다는 걸 의미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단순히 빈부나 상하로 나뉜 위계를 고발하려는 게 아니다. 다시 한 번. 하나님은 보편적인 인간으로 오셨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그래서 예수의 행적의 의미를 특별한 기독교 사상이나 비상한 이성을 동원하지 않아도 인간이라면 알아챌 수밖에 없는.

마찬가지다. 우리 인간은 그리스도인이기 이전에 인간, 보편적인 인간으로 지음 받았다. 원복이라고도 알려진 창세기 1:27-28 말씀은 하나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에게 주어졌지, 예수 믿고 구별된 부류에게만 선택적으로 주어진 게 아니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주어진 원복은 그리스도인의 특권이 아니다. 모든 인간에게 주어졌던 것이다. 원래 인간. 죄가 들어오기 이전의 인간. 자기애에 빠지기 이전의 인간에게.

죄는 이 순수한 실체에 설계를 가했다. 그 설계가 존재하고 보호하는 대상은 자기애다. 나를 위해 남을 죽인 행위, 내 얼굴에 땀을 흘려 벌어야 할 공정한 댓가를 남의 얼굴에 땀을 흘리게 하여 착취하는 행위. 거짓과 위선의 피라미드는 사탄의 체제다. 언제나 희생양을 찾고 마녀를 사냥한다. 그 체제의 유지를 위해서, 부흥을 위해서. 정의와 공의는 짓밟혀지고, 교묘하게 잘 설계된 자기애의 둔갑술은 보편적인 인간성과 보편적 인간의 감수성을 타락시켰다. 공감할 수 있는 것에 공감하지 못하고, 공감해야만 하는 것에 공감할 수 없는 인간. 정의와 불의가 뭔지조차 망각하거나, 알아도 더 중요한 가치를 위해 희생해야 마땅한 가치로 추락시켜 버린 것이다.

일상에서의 흔하게 마주하는 감정의 표현에서 진심으로 읽어내고 인간의 보편적인 감수성을 기억해 내는 것, 나 역시 인간이기 때문이 아닐까. 정의와 공의를 행하여 원래 인간의 모습을 회복하려는 인간.

눈을 남에게로 향하자. 공감하자. 인간성을 회복하자. 자기애에 사로잡히지 말고 하나님 중심의 인본주의자가 되자. 그러기 위해서 나만의 안전하고 익숙하고 견고했던 성역 안에 갇혀 있지말고 그것을 담대히 넘어서자.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할 것이다. 확신의 죄를 넘어서서 하나님을 향한 신뢰로 의심의 숲을 용기있게 통과하자. 함께 가는 동지가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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