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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인간 게놈 프로젝트와 하나님 나라

가난한선비/과학자 2021. 3. 19. 12:39

인간 게놈 프로젝트와 하나님 나라.


이 세상엔 몇 가지의 인종이 존재할까? 흔히들 백인 (Caucasoid race), 흑인 (Negroid race), 황인 (Mongoloid race), 이렇게 세 가지로 구분하기도 하고, 아프리칸 (African), 아시안 (Asian), 유러피안 (European), 네이티브 아메리칸 (Native American), 오세아니안 (Oceanian), 이렇게 다섯 가지로 구분하기도 한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 (Human Genome Project) 결과가 분석되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생물학적인 차이가 인종을 구분할 것이라 생각했다. 다시 말해, DNA 혹은 어떤 특정 유전 형질이 인종을 규정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인간 게놈 프로젝트 결과는 다른 결과를 말하고 있었다. 인종은 생물학적인 기준만으로 규정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같은 인종이라 여겼던 사람들 간에도 유전적 차이가 현저하게 컸기 때문이고, 이는 곧 한 인종을 정의하는 어떤 특정 유전 형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피부, 머리카락, 눈 색을 결정하는 유전자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인간의 유전자가 총 2만-2만 5천 개 정도 존재한다고 추정했다. 물론 아직 정확한 유전자 수는 모른다. 모든 유전자의 기능을 아직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것은유전자라는 개념의 정의조차 계속해서 수정되고 있으므로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색을 결정하는 유전자 수가 10-20 개 정도라고 추정하고 있는데 물론 과학자들이 더 찾아낼 수도 있다. 그러나 수십 개 정도가 된다 하더라도 전체 유전자 수의 0.05-0.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를 거꾸로 말하면, 99.5% 이상의 유전자는 인종을 구분하는 데에 있어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0.1%도 되지 않는 유전자의 차이로 인간의 우열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는 건 아무래도 억지스럽다. 


인종 vs. 혈통.


그렇다면 인종이란 그저 신화인 것일까? 단순히 사회적 산물인 것일까? 생물학적인 의미는 전혀 없는 것일까? 적어도 생물학자들과 사회과학자들은 인종이란 사회적 산물이지 생물학적인 속성이 아니라는 데에 입을 모은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인간의 다양성을 설명하기 위해 더 이상 Race (인종)라는 단어가 아닌 Ancestry (가계 혹은 혈통)이라는 단어를 선호한다. Race는 눈으로 관찰 가능한 몇 가지 외형, 이를테면 피부색, 머리카락 색, 눈 색 등의 유전적 영향이 큰 특징, 그리고 언어나 종교, 문화와 사회적 지위 등의 비 생물학적 특징을 모두 아우르는, 명확한 정의가 없을뿐더러 정의하기 나름인, 그래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빈번하게 사용되는 개념이다. 반면, Ancestry는 지역적인 개념이다. 어떤 한 사람의 조상이 과거 어느 지역에서 살아왔는지에 대한 추적 정보인 셈이다. 여러 세대로 이루어진 조상들이 이곳저곳에 정착해서 그 지역 사람과 결혼을 하여 자녀를 낳았다면, 겉으로는 푸른 눈과 금발에 백인이라 하더라도 DNA를 조사해보면 여러 지역, 즉 여러 국적으로 이루어진 가계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어떤 한 사람이 가진 외형에 의지해서 사람을 구분하는 방법이 Race, 즉 인종이라면, 과거 여러 세대의 조상까지 추적하여 현재의 자신을 알아보는 방법이 Ancestry, 즉 가계 혹은 혈통인 것이다. Race가 어떤 힘을 가진 집단의 유익에 따라 주관적이고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방법이라면, Ancestry는 분자생물학/유전학적인 접근방법으로써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유전적인 흔적들을 알 수 있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이 되는 셈이다. 에스키모나 소수의 어느 특별한 부족처럼 아주 오랜 기간 동안 한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 세대를 거듭해온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사람들의 Ancestry 추적 결과를 보면 여러 지역에서 거주한 조상들의 유전적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Race라는 단어는 시대착오적인 개념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 단어는 통용되고 있다. 물론 미국 같은 힘을 가진 나라에서 사회 정치적인 개념으로써 사용된다. 생물학적 특징이 Race를 구분 짓지 않는다. 하나의 Race를 구분 짓는 생물학적 특징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모두 생물학적 특징이 같다는 말은 아니다. 우린 다양한 생물학적 특징을 가진다. 다만, 이 차이는 Race라는 개념을 사용할 때처럼 ‘우열’의 뉘앙스가 가미된 게 아니라, ‘다양성’이라는 아름다운 의미를 가진다. 생물학적인 특징을 언급하며 우리의 다름을 언급하고 싶다면, Race가 아닌 Ancestry라는 개념을 이용하길 바란다. 그동안 전혀 다른 족속이라 여겼던 많은 사람들이 알고 보면 그리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실험실 생쥐나 어떤 애완용 개처럼 인간에겐 순종(purebred)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Ancestry 조사 결과 어떤 한 지역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다 하더라도, 그 의미는 단순히 조상부터 그 지역에서 오래 살았다는 사실 이외엔 아무것도 아니다. 한 지역에 오래 살았다고 우월한 인간이 되지 않는다. 


인종을 구분 짓는 잣대의 허상(피부, 머리, 눈).


Race를 구분 짓는 잣대는 관찰 가능한 외형적인 몇 가지 요소다. 대표적으로 ‘피부색’이 있고, 그 외에도 ‘눈 색’, ‘머리카락 색’, ‘키’ 등이 있다. 물론 이런 잣대를 동원하여 사람들을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눌 수는 있다. 엄연하게 관찰 가능한 현상이니 말이다. 그러나 한 가지 알아둬야 할 중요한 사실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이런 외형적인 차이는 인간이 가진 전체 게놈 중에서 극히 일부분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점이다. 인간은 세 가지나 다섯 가지의 인종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인간은 단 하나, 인간이라는 종에 속한다. 실제로 전 세계 모든 인간은 약 99.9%에 달하는 DNA를 공유한다. 그리고 나머지 0.01%의 DNA 조차 생물학적인 특징이 아니라 환경과 같은 외부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아 진화한 결과일 뿐이다. 인간의 우열은 결코 생물학적인 결과가 될 수 없다. 둘째, 이런 외형적인 차이가 지능과 관련이 있다는 논리는 미신이요 거짓이다. 색을 나타내는 유전자는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이며 아직 다 밝혀지지도 않았다. 지능을 나타내는 유전자 역시 그동안 수많은 연구가 행해졌지만 밝혀진 건 없다. 하물며 색을 나타내는 유전자와 지능을 나타내는 유전자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것들 사이에 연결점이 있다고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일 뿐이다. 여기서, 인종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힘 있는 자들이 자신의 세력의 우월함을 입증하기 위해 사용했던 피부색, 머리카락 색, 눈 색이 사람들에게서 어떻게, 왜 다르게 나타나는지 분자생물학/유전학적인 접근으로 과학적인 사실을 간단히 짚어보도록 하자.


- 피부색 (Skin Color).
우리는 색에 관련해서 여러 가지 오해를 하고 있다. 이는 지식의 부족일 수도 있고, 인간의 모순된 나약함 때문일 수도 있다. 많은 오해가 있지만, 여기에선 네 가지만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첫 번째 오해는 ‘피부색을 나타내는 유전자가 단 하나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다.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 유전자들의 조합으로 색이 결정된다. 두 번째 오해는 ‘흑인이면 흑색을, 황인이면 황색을, 백인이면 백색을 나타내는 유전자가 각각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또한 그렇지 않다. 흑색, 황색, 백색의 세 가지 서로 다른 색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멜라닌의 많고 적음에 따라 피부색이 결정된다. 멜라닌이 많으면 흑색으로 적으면 백색으로, 중간 정도이면 황색으로 나타나게 된다. 엄밀히 말해서, 피부색을 나타내는 여러 유전자들은 특정한 ‘색’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멜라닌이라는 색소 생성에 관련된 역할을 담당할 뿐이다. 그러므로 흑인에겐 흑색을, 황인이면 황색을, 백인이면 백색을 나타내는 유전자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같은 유전자이지만 기능의 차이로 피부색이 결정된다. 세 번째 오해는 ‘피부색은 흑색, 황색, 백색, 이렇게 세 가지가 불연속적으로 뚜렷하게 구분된다.’는 것이다. 이 또한 사실과 다르다. 흑인들끼리도, 황인들끼리도, 백인들끼리도 멜라닌 색소의 양이 제각각이다. 즉, 양자 도약처럼 디지털화되어 불연속적인 세 가지 색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피부색은 아날로그식으로 연속적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고유의 피부색을 가진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하다. 그러므로 흑인, 황인, 백인의 구분은, 엄밀히 말하자면, 그 경계가 존재할 수가 없다. 단순히 상대적으로 누가 더 검은지 누가 더 흰지를 말할 수 있을 뿐이다. 네 번째 오해는 ‘피부색은 오직 생물학적인 결과일 뿐이다.’는 것이다.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 언제나 생물이 나타내는 표현형은 유전적인 이유와 환경적인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동일한 한국인이라 하더라도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2세들과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은 생김새에서도 차이가 난다는 점, 그리고 DNA가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가 다른 환경에서 자랐을 때 전혀 다른 사람인 것처럼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은 환경의 영향을 잘 말해준다. 피부색 역시 환경적인 이유로 바뀔 수 있다. 쉬운 일례로 햇빛을 많이 받는 사람들의 피부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검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실제로 자외선 노출로 인해 멜라닌 생성이 촉진된다. 그리고 그 반대도 예측 가능할 것이다. 햇빛을 보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하얘진다. 이때, 인간의 진화는 개인에게서 일어난 유전적인 변이가 적절한 환경을 만나 적응하여 살아남아 세대가 거듭되면서 집단을 만들 때 일어난다는 점을 함께 상기하면 좋겠다. 


피부색은 멜라닌 (Melenin) 색소 (Pigment)의 양에 따라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멜라닌은 멜라노사이트 (Melanocyte)라는 특정한 세포로부터 생성되며, 생성된 멜라닌은 멜라노사이트 안에 존재하는 멜라노좀 (Melanosome)에 저장된 후 나중에 피부 세포로 이동되기도 한다. 체내에서 생성되는 멜라닌은 두 가지다. 하나는 유멜라닌 (Eumelanin), 다른 하나는 페오멜라닌 (Pheomelanin)이다. 유멜라닌은 갈색~흑색을 띠며, 유멜라닌 생성이 많은 사람은 피부뿐 아니라 머리카락 색까지 짙은 색을 나타낸다. 반면, 페오멜라닌은 황색~적색을 띠는데, 이는 피부뿐 아니라 머리카락, 입술, 젖꼭지, 음경, 질 등에 다량 존재한다. 한 사람 내에서도 피부로 이뤄진 여러 신체 기관의 색이 다양한 것이다. 


흑인처럼 짙은 피부색은 유멜라닌 생성이 많은 사람들인데, 그 이유는 멜라닌 생성을 담당하는 세포, 즉 멜라노사이트 수가 더 많기 때문이 아니다. 멜라노좀의 수와 크기, 그리고 페오멜라닌보다 유멜라닌 생성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반대로 백인처럼 옅은 피부색은 유멜라닌 생성이 적은 사람이며, 멜라노사이트 수가 적기 때문이 아니라 멜라노좀의 수와 크기가 감소되어 있으며, 페오멜라닌 생성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즉, 백인이라고 해서 멜라닌 생성이 없는 게 아니라, 멜라노좀의 수와 크기, 유멜라닌과 페오멜라닌의 상대적 양이 차이가 날 뿐이다. 참고로, 멜라닌 생성이 없는 사람의 경우를 알비노 (Albino)라고 부른다. 


- 머리 색 (Hair Color).
머리카락 색 역시 멜라닌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피부의 경우 짙은 색부터 옅은 색 순으로 흑색, 황색, 백색으로 특징지어지지만, 머리카락의 경우는 색이 다르다. 짙은 색부터 옅은 색 순으로 흑색, 갈색, 금색, 적색으로 나타난다. 물론 피부의 황색을 갈색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머리카락의 적색을 짙은 오렌지색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원리는 피부색의 다양성과 같다. 유멜라닌이 가장 많으면 흑색, 즉 검은 머리, 적당한 양이 있으면 갈색 머리, 거의 없으면 금발 머리로 나타난다. 붉은 머리는 유멜라닌이 금발 머리처럼 거의 없지만 페오멜라닌 양이 많아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가 잘 아는 ‘빨강머리 앤’은 유멜라닌 양은 적으나 페오멜라닌이 많았던 게 틀림없다.


- 눈 색 (Eye Color).
눈 구조에서 검은 동공을 감싸고 있는 부분, 즉 홍채의 색을 우린 눈의 색으로 인식한다. 눈 색은 피부색이나 머리카락 색보다 더 다양하다. 대신 원리는 같다. 멜라닌의 양과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짙은 색부터 옅은 색 순으로 갈색, 녹갈색, 녹색, 청색으로 나타난다. 이 색 외에도 아주 드물게 회색, 핑크색, 보라색 등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 드문 색들은 홍채가 가지는 멜라닌의 양과 종류 때문만이 아니라 그 아래에 존재하는 혈관이나 지지세포 등의 영향으로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서 재미난 사실이 하나 있는데, 이 질문에 답을 한 번 해보길 바란다. “푸른 눈의 색이 진짜 푸른색일까?유멜라닌 양이 줄어듬에 따라 피부색의 경우 검은색에서 점점 옅어져서 하얀색이 되고 머리카락 색의 경우 검은색에서 점점 옅어져서 금발이 되는 현상은 납득할 만한데, 눈 색의 경우에는 갈색에서 점점 옅어져서 푸른색이 된다는 게 좀처럼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푸른색은 짙은 갈색이 점점 옅어진다고 해서 나타날 수 있는 색이 아니라 독립적인 다른 색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푸른 눈을 만드는 유전자가 따로 존재하는 것일까? 푸른 눈은 정말 다른 눈보다 뭔가 특이한 유전자가 작동하는 것일까? 아니다. 그렇지 않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항상 대답하는 말이 있다. 뜬금없는 말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하늘과 바다를 떠올려 보라고 대답한다.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가 진짜 푸른색일까? 답은 당연히 “아니다”이다. 하늘과 바다는 오히려 투명하다고 표현해야 하지 않은가! 하늘과 바다가 푸르게 보이는 이유는 빛의 산란 때문이다. 가시광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파장이 짧은 푸른빛이 흡수되는 것보다 산란되는 현상이 강해서 우리 눈에 푸르게 비치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유멜라닌 양이 적어 색이 옅어진 사람의 눈 역시 푸른빛이 산란되어 우리 눈에 푸르게 보이는 것이다. 같은 원리로 초록 눈은 갈색 눈과 푸른 눈의 중간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덩달아서 빛이 없으면 색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다시 상기하면 좋을 듯하다. 


인종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공의와 정의.


앞서도 언급 했지만 0.1%도 되지 않는 유전자의 차이로 인간의 우열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는 건 아무래도 억지스럽다. 그 이면에 숨은 악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이렇게 눈에 보이는 색으로 사람을 구분하여 우열을 나누는 악행은 유전자가 무엇인지, 유전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 어떤 유전자가 색을 나타내는 데에 관여하는지에 대한 지식이 전무할 때부터 벌어졌던 사실임을 기억할 때, 우린 인종이라는 개념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당당하게 지워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개념을 만들었던 사람들은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유익을 위해 타자를 배제하고 혐오하여 차별을 행했을 뿐이고, 그런 행태를 정당화하기 위해 생물학적인 근거를 들이대고 싶어 했으나 안타깝게도 생물학은 정반대의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 가치중립적인 과학의 힘이 사적인 유익에 근거한 이념을 꼼짝 못 하게 만드는 모습은 언제나 통쾌하다. 과학은 인종을 내세워 우열을 논하는 이들의 주장에 전혀 근거를 제공하지 않으며, 약한 자들에게는 위로와 공평의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훌륭한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 나라를 받치는 거대한 두 개의 축인 공의와 정의 개념과 일맥상통한다. 사익에 기반한 사상으로부터의 해방. 과학이 해낸 뜻밖의 역사 이리라 생각한다. 과학은 기독교의 신앙을 대적하지 않고 상호보완적이며, 기독교가 추구하는 본질을 더욱 밝히 드러내는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어느 인종에 속하는가? ‘아시안’에 동그라미를 치고 싶겠지만, 마음속으로라도 거부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아시안이 아니라 인간이라고. 인간은 오직 한 종일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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