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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faith

김회권 저, '모세오경' 중 '레위기'를 읽고

가난한선비/과학자 2018. 4. 12. 12:11

**김회권 목사님의 '모세오경'을 느리지만 지속해서 읽어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레위기를 마쳤습니다. 사십 평생 처음으로 진지하게 레위기를 읽어봤습니다. 이제 페이지로는 830 페이지를 지나갑니다. 오늘 밤부턴 민수기로 들어갑니다.**


레위기를 읽고.


태어나 처음으로 레위기를 꽤 자세하게 읽었다. 김회권 목사님의 '모세오경' 덕분이다. 이런 도움 없이 마흔이 되도록 수 차례 레위기를 읽어왔지만, 한 번도 마음에 와 닿거나 담긴 적이 없었다. 내게 레위기는 그저 나와는 아무 상관 없는 제사법들이 지루하게 열거되어 있을 뿐이었다. 제사를 하나님께서 시키는 대로 드리지 않으면 직접 출애굽 시키신 이스라엘 백성들도 가차없이 죽여버리는, 좀 지나칠 정도로 엄격하고 까다롭고 때론 엽기적인 궁금증으로 도배되었던 책이 바로 레위기였다.


레위기를 찬찬히 읽고 모든 의문들이 사라진 건 아니다. 그리고 예전보다 더 이해했다는 말이지 결코 레위기를 섭렵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김회권 목사님의 지경도 전부가 아니고, 난 그 지경의 반의 반의 반도 이르지 못했을 테니, 나의 레위기에 대한 이해도는 아직 미미한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내게 남은 두 가지 단어가 있다. 레위기 전반부에 나오는 여러 자세들에 관한 부분보단, 후반부에 나오는 거룩한 삶과 윤리에 대한 규정에서부터 '거룩'이라는 단어와, '희년'이라는 단어가 내게 남았다. 


제사의 목적은 거룩한 인격과 거룩한 공동체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거룩한 삶이 뒷받침되지 않는 제사 행위는 무효하다고 했다. 그러므로 우리의 바른 삶과 문화는 제사 행위보다 더 주요한 핵심일 것이다. 


하나님나라 가치관으로 갈아타기 시작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던 단어 역시 '거룩'이라는 단어였다. 레위기 19장에 따르면 거룩은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행하는 삶과 직결된다. 김회권 목사님은, 거룩한 삶은 무엇을 하지 않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하나님의 품성을 닮은 어떤 행동을 적극적으로 행하는 삶이라고 했다. 그리고 거룩한 삶의 절정에 자기 몸처럼 이웃을 사랑하는 이웃 사랑이 있다고 했다. 


레위기 25장에 나오는 희년 절기는 가난한 자 중심의 축제임을 알 수 있었다. 부자들은 기득권을 상실할 것을 감수하면서도 축제에 참여해야 했다. 그들 역시 하나님 앞에서 거류자요, 나그네라는 사실을 기반으로 상대적 약자들, 즉 가난한 자들이 파탄나지 않도록 공동체적으로 돌봐야만 하는 윤리적이고 신앙적인 의무 아래 속박된 공동체가 바로 이스라엘임을 알 수 있었다. 공동체 내부에 불평등과 세습되는 가난이 없도록 만드는 강력한 방법임을 알 수 있었다. 희년은 회복이요 해방이요 화합의 의미를 가지는 축제임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일개 그리스도인인 나 역시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하고 내가 혹시라도 쥐고 있을지도 모르는 기득권과 남는 것들을 사회적 약자들에게 흘려 보내는 삶을 구체적으로 살아내야겠다고 다짐했다.


오늘 밤부턴 민수기로 진입한다. 830 페이지를 지난다. 천천히 음미하며 읽는 성경 읽기,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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