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것 같은 시간시간이 멈춘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특히 날씨며 몸이며 기분까지 모든 게 완벽한 날, 아무런 일정도 없어 모든 시간이 내 편인 것 같은 날이면 더욱 그렇다. 무엇을 해도 아쉬울 것 같은 날. 이럴 때 그나마 덜 아쉬운 감이 들기 위해 나는 주로 두 가지를 한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책을 한두 권 들고나가 한적한 야외에서 독서를 즐기거나. 누군가는 무료하게만 느낄 수 있을 이런 시간을 맞이할 때마다 나는 남다른 고요한 평화를 누린다. 어젠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를 완독하고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가 감상문으로 독서를 마무리한 뒤 얼마 전부터 아껴가며 읽고 있는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을 백 페이지 가량 읽었다. 다 읽어 버릴까 봐 책을 얼른 덮고, 머리를 식힐..
사랑의 영원성과 현재성손턴 와일더 저,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를 읽고1714년 7월 20일 금요일 정오, 페루에서 가장 멋진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가 무너지면서 다섯 명이 추락사를 당했다. 이들의 죽음에 대해서 우린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또 무엇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 신이 개입한 걸까? 단순한 우연일까? 그들은 그저 운이 없었을 뿐일까? 혹시 남이 모르는 어떤 흉악한 일을 저질러 천벌을 받은 건 아닐까? 인간의 삶과 죽음은 인간의 통제 영역을 벗어난다. 태어나고 싶다고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죽고 싶다고 해서 쉽게 죽을 수도 없다. 그렇다면 여기엔 우리가 모를 뿐 이미 정해진 어떤 시간표가 있는 건 아닐까? 혹시 누군가가 설계한 건 아닐까? 신과 우연, 무엇이 사건의 주체일까? 도대체 무엇이 ..
사과는 굴욕이 아니다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어느 정도 진실을 담고 있다. 원래 저랬다는 말보다는 저 자리에 가서 바뀌었다는 해석이 더 믿을 만한 것 같다. 물론 여기서 바뀌었다는 말은 원래 안에 있던 게 밖으로 나온 걸 수도 있고, 없던 게 새로 생긴 걸 수도 있다. 그러나 원래 있던 건지 아닌 건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쨌거나 욕망으로, 특히 르네 지라르의 ‘모방 욕망’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욕망은 욕구와 달라서 인간만이 가진다. 생물학적인 필요가 아닌 타자에 의해 생겨나는 탐욕이 욕망이다. 부족하지 않았는데도 상대적 결핍 혹은 상대적 박탈을 느끼면서 마치 부족한 것처럼 여기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르네 지라르는 ‘모방’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들어온다. 우리가 명품백을 든 사람을 ..
도서관, 북클럽, 독서모임 등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책으로 모이는 공동체라면 불러주시면 달려갑니다~! 제주에서도 정말 소중한 시간을 보냈었답니다. 행여나 강사비로 부담 갖지 마시길 바랍니다. 왕복 차비와 한끼 식사비 정도만 부담해주시면 완전 오케이입니다^^ 제주에서 진행했던 모임에 대한 후기가 아래에 있으니 읽어보시고 많이 불러주세요~ 참고로 저는 네 권의 책 저자이니 어떤 책으로든 괜찮습니다. 한꺼번에 여러 책을 다 해도 됩니다^^https://www.scitheo.or.kr/people/?idx=163836802&bmod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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