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도스토옙스키안나 도스토옙스카야 저,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을 읽고러시아의 대문호, 19세기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광기어린 천재 등 도스토옙스키를 수식하는 문구들은 한결같이 최정상의 탁월함 혹은 비범함을 나타낸다. 명실상부 인류를 대표하는 작가 혹은 인류의 유산 리스트에 올려도 반대할 사람 없을 작가 도스토옙스키. 그를 작가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존경하고 숭배하고 사랑하고 보살폈던 단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도스토옙스키의 두 번째 아내 '안나 도스토옙스카야'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15년간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했던 나날들에 대한 안나의 기억들을 담고 있다. 기술적으론 안나의 회고록이지만 이 책에서 독자들은 안나만이 아닌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안나는 도스토옙스키를 이렇게..
캔버스큰 상실을 겪고 나면 남은 인생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처음보다 작은 캔버스를 고르게 된다. 어느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조금 더 작은 삶에 스스로를 밀어넣고 제한하게 된다. 소심해진 거라고, 용기가 없어진 거라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한 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 상실 이전에 골랐던 캔버스가 필요 이상으로 컸던 것은 아니었을지. 그래서 상실 덕분에 비로소 나에게 맞는 크기의 캔버스를 고르게 된 것은 아닐지. 작아진 게 아니라 불필요한 것들을, 이를테면 허영, 교만, 열등감 등을 이제야 버릴 수 있게 된 건 아니었을지. 이 작아짐은 축소와 제한의 의미가 아닌 재정비와 성숙의 의미를 띠는 건 아닐지. 이것이 상실이 남긴 선물은 아닐지.그러나 이런 재해석을 하는 데에 있어 언제나 우..
정적의 순간들이 글이 될 때안규철 저, '사물의 뒷모습'을 읽고'뒷모습'이라는 단어에 끌렸다. 미리 보기로 '책머리에'를 읽었다. '천사가 지나가는 시간'이라는 제목이었다. 읽고 나서 생각했다. 아, 이런 단락으로 책을 열다니. 수집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어 아래에 옮긴다. | 천사가 지나가는 시간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 사이의 대화가 끊기고 낯선 정적이 흐르는 순간을 독일어나 불어에서는 '천사가 지나가는' 시간이라고 부른다. 이 표현을 빌리면 이 책의 글들은 내 안에서 천사가 지나간 시간들의 기록이다. | (4페이지 첫 단락 발췌) 이어지는 단락에서 나는 그가 미술을 전공한 예술가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이 책은 꼭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다. 작업실에서 혼자 침묵 가운데 보내는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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