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독서모임에 대한 사랑무카이 가즈미 저, '다정한 나의 30년 친구, 독서회'를 읽고저자 무카이 가즈미는 번역가와 사서로 살아오며 평생 책을 가까이했다. 학생 시절 번역 선생님의 권유로 독서회에 참석하게 된 이후 어느덧 선생님은 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시고 저자는 30년이란 세월을 넘기며 독서회를 지속하고 있다. 하나의 일을 10년 넘게 한 사람을 소위 전문가라고 부른다면, 저자는 번역가라는 직업만이 아닌 독서회 리더로서도 베테랑 중 베테랑에 해당되는 경험과 노하우를 습득했음이 틀림없다. 이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독서모임에 참석하고 있거나 기획하고 있는 독자들은 이 책의 내용이 무척이나 궁금할 것이다. 나 역시 그랬고 책이 출간되자마자 구입해서 읽었다. 제목에서도 강조하고 있듯 30년이라는 세월은 누군..
지식과 경험, 그리고 겸손일반적으로 지식과 경험이 적은 사람보다 많은 사람이 성숙한 사람일 확률이 높다. 그 사람이 신앙인이라면 좀 더 성화된 사람일 확률이 높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성숙과 성화도 여전히 교만의 통로가 될 수 있다. 교만은 성숙과 성화와 반비례해야 할 것 같고, 실제로 어느 정도 그러한 경향을 보이기도 하지만, 현실에선 가장 측근이 배신자일 때가 많은 것처럼 성숙과 성화를 오래 거쳐온 사람 중에 오히려 교만한 사람이 의외로 많은 현상을 나는 살면서 여러 차례 목도했다. 왜 그런 걸까?백지상태에서는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내 지론이다. 이를 거슬러 올라가면 성악설이니 원죄론이니 하는 가설이나 교리로 소급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백지상태는 자기가 자기중심적이라는 사실을 알..
문제와 경험, 그리고 믿음우리가 많은 경험을 해봐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문제해결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그러나 모든 문제는 새롭다. 그 어느 문제도 똑같지 않다. 그러므로 경험이 많다고 해서 이미 경험한 문제가 반복되는 경우는 없다. 인생의 문제는 문제은행식이 아니다. 인생의 경험이 많은 사람의 지혜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여유라는 생각을 한다. 문제해결능력의 팔 할은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그 태도의 팔 할은 이성이 아닌 믿음에서 나온다. 지금 닥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정확한 방법은, 언제나 그랬듯, 모르지만 조바심을 낸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믿음, 어떤 문제이든 일정 기간 동안의 고통과 그로 인한 인내를 필요로 한다는 믿음 말이다. 경험이 부족하거나 믿..
돈과 시간적어도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돈을 벌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야 논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나는 돈과 시간 중 하나를 택해야 할 때마다 돈이 아닌 시간을 택한다. 그게 맞다고 믿으며, 그렇게 할수록 이 믿음은 더 강해져서 앞으로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성마저 생겨버렸다. 이제 이 선택은 내게 있어 더 이상 고민거리가 아닌 것이다. 책을 읽다가 ‘보관 가능성’이라는 표현에 멈춰 섰다. 돈은 저축한다는 명목 하에 보관할 수 있지만, 시간은 보관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 돈은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축적하여 미래에 사용할 수 있지만, 시간은 보관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반드시 지금 사용해야만 한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사용할 땐 두 번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 우리에게 시간을 사용하는 기회는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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