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때면 GOP 철책 위로 쏟아지던 별들이 그립고 내 살갗을 가르며 칼같이 불어오던 차가운 바람이 그립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대한, 이 아이러니한 그리움. 힘든 시기들은 서로 맞닿아 있는 탓일까. 그땐 미칠 것처럼 그 현실을 벗어나고 싶었었는데. 십년이란 세월은 그 치명적이었던 독소까지도 먼 기억 한편의 애틋함으로 자리잡게 만들어 버렸다. 사실 아직까지도 내가 왜 그렇게도 힘든 군생활을 했어야 했는지 다 이해가 되진 않는다. 다만 지나온 십년을 회고해 볼 때, 그 시절 이후로 난 전보다 좀 더 강해졌다고 여겨왔을 뿐. 하지만 정말 그 시절이 날 강하게 만들었을까. 아님 내 의지와 상관없이 보내야 했던 그 시절을 가치있게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 기인한 한낮 바램에 불과한걸까. 남들이 흔히 겪지 않는 힘든..
머리가 아파 밖으로 나갔다. 강렬한 태양을 등지고 바다나 한번 구경해보자는 심산이었다. 그렇잖아도 인천에 둥지를 튼지도 벌써 1년이 넘었는데 바다 한번 제대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차를 끌고 송도 신도시의 가장자리로 가면 바다가 보일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보이는 건 공사장 뿐. 바다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인천에 와서 하루도 빠짐없이 봐왔던 건 공사현장. 첨엔 빨리 끝나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어느덧 일상이 되어버렸다. 전혀 어색하지 않게 내 일상의 한 모퉁이에 자리를 잡아버린 것이다. 바다를 매립하여 만든 여기, 송도 신도시에서 바다를 볼 수 없다는 이 아이러니! 또다시 난 이 공사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사현장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
선선한 날씨에 이불을 폭 덮고 자고 난 다음날은 마냥 상쾌하기만 하다. 워낙 덥고 찝찝한 것을 싫어해서 그런지 한겨울에도 창문을 꼭 닫아 놓고 자는 법이 없었다. 이불이 제공해주는 따뜻함을 느끼며 자는 기분을 만끽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랄까. 하지만 어젠 자다가 일어나 창문을 닫았다. 아직 겨울이 오려면 멀었는데 이불은 나에게 예전의 그 따뜻함을 제공해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선한 날씨는 그대로이고 이불도 그대로인데 내게 느껴지는 따뜻함만 사라졌다. 나도 모르게 내가 좋아하는 가을의 선선한 대기를 피하기 시작한 거다. 아내가 임신하고 나서부터였던가. 임신한 아내의 배를 보호하기 위해, 항상 나의 팔베개를 하고 잠을 청하던 아내를 품에 안고 잠들기를 그만둔건. 언제부터인가 아내를 안고 잠이 들던 일상은 ..
결국 상처는 내 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죄는 다름 아닌 자기애를 먹고 산다. 죄는 너무나 치명적이다. 죄는 우리의 영혼을 파멸시키고 영원한 죽음으로 이끈다. 죄는 우리의 자아와 합일되어 있다. 따라서 죄만 없애고 자신은 살릴 수 있는 방법이란 없다. 그런 방법이 있었다면 예수님께서 죽으실 필요조차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상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 해도 좌절하고 마는 이유는 나는 살고 문제만 제거하려는 인본적인 노력, 그 노력이 종국적으로 실패이기 때문이다. -더 내려놓음 (이용규) 에서 발췌-
'최선의 선택'보다는 '최고의 선택'을 하는 자가 멋이 있다. 살다보면 '선택' 하나만으로 성공을 보장받는 일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선택을 잘 했다 하더라도 선택 후의 애프터 처리를 잘 못해서 결국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반대로 나중에 가서 자신이 택한 것이 그다지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판명난다 할지라도, 그 선택으로 말미암아 선택 후의 일을 잘 처리하여 결국 일을 성공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공을 거둔 자들의 후기를 살펴 보면 아마도 그 '선택'이 자신의 성공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회고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즉, 그 선택이 그 당시엔 분명 객관적으로도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지만, 결국 그 선택은 최종적인 성공을 얻어내는 데 꼭 필요했던 '최고의 선택..
함께 가는 것이 힘이다.
가끔 대형 서점에 가서 아직은 꿈일 뿐인 나의 미래를 위한 책을 들춰다보며 가슴 설레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 수업을 일찍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조용히 혼자서 한적한 오후를 만끽하며 글을 쓰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 지도를 들여다보며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왕복 버스비와 한캔의 음료수 살 돈만 들고 무작정 찾아가 시간을 보내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 주말이면 버스에 몸을 실어 해방감을 느끼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많은 시간이, 나의 추억들이 지나간다. 눈에 보일만큼. 이 시간 여기에 나를 남겨두고. 일상 속에 나를 깊이 박아두고. 몸부림쳐봐야 여전히 일상 속인걸. 눈 떠봐야 여전히 여기, 이 공간인걸.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 나의 일상이 기분 좋은 추억의 한 조각으로 남을 수 있게 만들어 ..
현재에 충실하라는 말은 자신의 과거를 함께 했던 사람이 문득 "아쉽다"라는 말을 툭 던져버렸을 때 크게 와닿는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어떤 사람을 떠올렸을 때 오직 단편적인 사건만이 전부라면, 그 사람과의 관계는 십중팔구 그저 관/계/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기억 속에 있지만, 정작 내게 중요한 의미로 다가오는 이는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인듯 싶다. 이건 그 자체로써 너무 아쉬운 일이다. 내가 뭔가 잘못했던 건 아니었을까? 하고 과거를 돌이켜보게 되지만, 도움이 되는 반성으로 이어지긴 어렵다. 결국 이럴 때마다 이러한 상황은 여러번의 긴 한숨으로 종결되곤 한다. 지금 나와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추억 만들기에 생각이 금새 닿아버리기 때문이다. 과거는 과거, 현..
발전 단계 (D1 to D4) D1 - 낮은 역량, 높은 의욕 D2 - 약간의 역량, 낮은 의욕 D3 - 상당한 역량, 불안정한 의욕 D4 - 높은 역량, 높은 의욕 '1분 셀프 리더십'이란 책에서 말하고 있는 위와 같은 도표는 상당히 일리 있는 이론이 아닐 수 없다. 위의 이론에 의하면, '역량'은 D1에서 D4로 갈수록 계속 발전하지만, '의욕'은 그렇지가 않다. 재미있게도 '높은 의욕'에서 시작해서 그 끝도 '높은 의욕'인 것이다. 누구나 새로운 분야를 진지하게 접하게 될 땐 의욕이 앞서는 법이다. 그러나 그런 시기의 끝이 오는 건 시간 문제다. 곧 자신의 실력 (역량)이 모자라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시기가 오게 되고, 그동안 키운 약간의 역량 가지고는 이 바닥에서 살아 남지 못할 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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