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 해동안 읽었던 책 표지를 캡쳐해서 모아봤습니다. 세어보니 총 56권을 읽었네요. 1년이 52주이니까, 거의 일주일에 한 권 정도 읽은 셈입니다. 이 중 40권은 제가 감상문을 작성해서 페친 여러분과 나누었습니다. 2019년에도 일주일에 한 권씩은 꼭 읽어나가기로 다짐합니다. 꾸준히 감상문 (독후감상문과 서평 사이의 어디엔가 존재할 형식)도 여러분과 나누겠습니다. 지경이 더 넓어지면서도 동시에 눈이 깊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언젠간 그런 글을 쓸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한 번 읽고 던져버릴 글이 아닌, 독자에게 작은 흔적이라도 남길 수 있는 글을 말이지요. 감사합니다.
글쓰기. 하소연하고 싶을 땐 글을 쓰자. 멋지고 완성된 글을 쓰라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훈련을 하다보면, 누군가에게 주워담지 못할 말을 일방적으로 내뱉아버리고 난 후에 어김없이 밀려오는 수치와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소연 뿐만이 아니다. 어떤 생각이 떠오를 땐 시간을 내어 글을 써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면 생각이 정리가 되는데, 무엇보다 생각만으로 머물 때 가득했던 감정과 함께 공중에 부유하던 거품이 빠져서 유익하다. 보통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번쩍 떠올라도 거품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즉, 글을 쓰면 실리를 챙길 수가 있다. 내 것을 만들 수가 있다. 겸손해질 수 있다. 또한 글쓰기는 부가적인 유익이 있는데, 이것은 글을 쓰다가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발전되는..
z축. 내겐, 신학책이 평면이라면 문학책 (그 중에서도 문학고전)은 입체다. 그렇다고 신학책을 폄하하는 건 절대 아니다 (난 그럴만한 자격조차 없다). 신학책은 내게 평면으로 느껴지지만, 입체가 갖지 못하는, 자세한 도면과도 같은 힘을 가지기 때문이다.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자세한 도면이 그려진 종이를 들고 목적지를 찾기는 쉽지 않다. 도면 보는 방법을 모르거나, 알아도 경험이 없는 사람은 3차원의 현실에서 그것을 실현해내기가 어려운 법이다. 현실에 살지만 신학 안에만 머무는 신학자들의 괴리나, 교회 안에만 머무는 신앙인들의 괴리는 그들이 도면을 그리지 못하거나 읽지 못해서가 아닐 것이다. 오히려 평면을 입체에 그대로 적용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일 것이다. 3차원은 공간이다. 평면이 공간으로 되기 위해서는..
캘리포니아 이사 와서 읽은 신학 관련 책 중 내게 흔적을 짙게 남긴 책 top 10. 책 리스트를 간단한 주관적인 코멘트와 함께 정리해 봄. 1. 구약의 빛 아래서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 크리스토퍼 라이트. >>> 하나님나라 복음이 무엇인지 처음으로 맛을 보게 해 준 책. 별개였던 구약과 신약을 하나님나라 복음으로 이어주고 이해하도록 도와준 참 고마운 책. 2. 하나님백성의 선교. 크리스토퍼 라이트. >>>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여기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책. 구약을 통해 하나님나라 백성의 정체성을 하나씩 짚어준 뒤,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답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책. 구약과 윤리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깨닫게 됨. 3. 산둥수용소. 랭던 길키. >>> ..
캘리포니아로 이사 온 지도 벌써 1년 반이 다 되어간다. 연말이고 해서 이사 온 후 읽은 책 리스트를 정리해 봤다. 신학 관련 (신학/신앙/영성) 책이 57권, 문학 (고전/현대) 책이 10권, 철학 책이 2권, 그리고 인문/사회 책이 9권이다. 합치면 78권이다 (내년에는 문학 책을 더 많이 읽을 것이다). 아마 이 정도 숫자는 중학생 때 추리소설에 빠져 지내던 때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 아닌가 싶다. 일주일에 1권 꼴로 읽은 셈이다. 직장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상황 치고는 꽤 많이 읽었다. 성공지향적 가치관으로 얼룩진 나의 2-30대 때, 지난 1년간 읽었던 책의 반, 아니 반의 반만이라도 지속해서 독서에 투자했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적어도 지금처럼 설익고 독단독선적인 인격의 소유자가 되어있..
누군가는 글을 쓰기 위해 글을 읽습니다. 요즘은 페북 세상 덕분에, 서평 쓰기 위해 책을 읽는 사람이 허다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유명한 저자의 신간을 먼저 읽고 먼저 서평을 쓰는 데에 열심인 사람도 많더군요. 그들의 능력과 열정을 인정하고 응원합니다만, 그들은 저와는 시작부터가 다른 전문적인 사람들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무리 중 하나이긴 합니다만, 제 글은 서평도 아니고 감상문도 아닌, 그 중간 어디 쯤엔가 존재할 것 같은, 정체 모를 아마추어의 글일 것입니다. 주관적인 마음과 생각이 다른 분들의 글에서보다 더 많이 투영되어 있다고 보여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제 글엔 너무 제 자아가 많기도 합니다. 나르시즘으로 비춰지진 않을까 늘 ..
난 글 쓰는 것이 좋다. 잘 써서도, 잘 쓰기 위해서도, 어떤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도 아니다. 그냥 쓰는 게 좋다. 글을 쓰면 생각이 정리가 된다. 정리되는 기분이 좋다. 글로 표현되기 전의 생각은 잡념일 때가 많다. 내 것이 아니다. 그냥 구름처럼 떠 있는 조각들일 뿐이다. 물론 그 중엔 꽤 쓸만하거나 아주 창의적인 단편들도 섞여 있다. 그러나 그것들이 글로 번역되지 않고서는 그냥 간밤의 꿈처럼 흩어져 버린다. 소중한 것들은 그렇게 처음에는 조각들로 나타난다. 그러나 그 제멋대로의 모양 때문인지 우린 대부분의 소중함을 놓쳐버린다. 그 조각들은 모두 더 큰 실체의 일부이며, 그 실체는 또한 배후를 가진다. 자신의 기억과 경험, 그리고 각인된 의식, 잠재의식, 무의식과 어떤 가느다란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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